현대건설은 한국에서 두 번째로 큰 건설회사입니다. 아파트, 도로, 발전소, 정유공장까지 건물이 들어서고 인프라가 깔리는 곳이면 거의 어디든 등장합니다. 매출 31조 원의 절반 이상이 아파트·빌딩 같은 건축·주택 사업에서 나오지만, 최근 빠르게 무게중심이 바뀌고 있습니다. 석유화학 플랜트와 원자력 발전소 같은 에너지 사업이 급격히 커지는 추세입니다.
| 사업부문 | 국내 매출 | 해외 매출 | 비중 |
|---|---|---|---|
| 건축/주택 | 13조 9,718억 | 3조 545억 | 54.4% |
| 플랜트/뉴에너지 | 2조 8,276억 | 7조 1,006억 | 31.7% |
| 토목 | 1조 570억 | 1조 6,889억 | 8.8% |
| 기타 | 1조 975억 | 5,299억 | 5.1% |
돈을 버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나 민간 건축주에게서 받는 공사 도급(시공비). 다른 하나는 사우디아람코, 이라크 정유공사, 한국수력원자력 같은 대형 발주처에서 원전이나 플랜트를 통째로 짓는 EPC(설계·조달·시공 일괄 계약) 방식입니다. EPC는 건설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을 지는 대신 이익도 높고 한 번 발주가 나면 수조 원짜리 대형 계약이 이어집니다.
주요 고객은 국내의 재개발·재건축 조합 및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해외의 사우디 아람코·이라크 국영 정유사·한국전력(UAE 원전) 등입니다.
2025년 시공능력평가 기준, 현대건설은 국내 2위입니다. 1위 삼성물산(시평액 34조)이 압도적이고, 현대건설(17조)은 3위 대우건설(11조)과의 격차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구도가 사실상 10년 넘게 변하지 않은 점이 특징입니다.
| 순위 | 건설사 | 시공능력평가액 |
|---|---|---|
| 1 | 삼성물산 | 34조 7,218억 |
| 2 | 현대건설 | 17조 2,485억 |
| 3 | 대우건설 | 11조 8,968억 |
| 4 | DL이앤씨 | 11조 2,183억 |
| 5 | GS건설 | 10조 9,454억 |
아파트 브랜드 파워. '힐스테이트'는 2024년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1위(응답률 29%)를 기록하며 2위 삼성물산 '래미안(14.6%)'과의 격차를 크게 벌렸습니다.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이 시공사를 선택할 때 가장 많이 택하는 브랜드가 힐스테이트라는 의미입니다. 브랜드 강점은 수주 경쟁에서 가격보다 신뢰로 승부할 수 있게 해줍니다.
원전 시공 능력의 희귀성. 국내에서 해외 원전을 실제로 시공해 본 경험이 있는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뿐입니다. 현대건설은 UAE 바라카 원전 4기를 포함해 국내외 대형원전 24기에 시공 주간사로 참여했습니다. 이 실적이 쌓이지 않으면 발주처가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후발주자가 끼어들기 어렵습니다.
중동·아시아 해외 기반. 사우디 아람코, 이라크 국영 정유사 등 중동 발주처와 수십 년간 쌓은 관계는 쉽게 복제되지 않습니다. 플랜트/뉴에너지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37.8% 성장한 것도 기존 관계에서 파생된 후속 프로젝트들 덕분입니다.
전년도(제75기)에는 연결 기준 영업손실 1조 2,634억 원이라는 대규모 적자를 냈지만, 2025년(제76기)에는 영업이익 6,530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주택 부문 수익성 개선과 전년도 손실이 워낙 컸던 기저효과가 동시에 작용했습니다. 매출은 31조 629억 원으로 전년 대비 4.9% 줄었는데, 이는 연결 자회사(현대엔지니어링)의 북미 그룹사 프로젝트 준공으로 매출 인식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 세계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현재 97GW 수준인 원전 발전용량을 2050년까지 400GW로 4배 확대하겠다고 선언하며 2030년까지 신규 원전 10기 착공과 750억 달러 투자를 발표했습니다. 탄소배출 없이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수단이 사실상 원자력뿐이기 때문에, 원전을 50년 가까이 짓지 않았던 미국이 다시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신한울 3·4호기 착공이 시작되며 원전 산업 전반에 다시 온기가 돌고 있습니다.
SMR(소형 모듈 원자로) — 홀텍과의 독점 파트너십 현대건설은 2021년 미국 원전 기업 홀텍(Holtec International)과 SMR 전 세계 독점 EPC 계약을 맺었습니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크기가 작아 공장에서 부품을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입니다. 초기 투자 부담이 낮고 건설 기간도 짧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미시간주 팰리세이즈에서 SMR-300 2기 건설에 2026년 착공 예정이며,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4억 달러(약 6,000억 원) 보조금도 확보했습니다. SMR 1기당 건설비가 최소 1조 원 수준이기 때문에, 이 파트너십이 성과를 내면 → 미국·유럽·동유럽으로 수주가 확산되고 → 현대건설의 에너지 부문 매출이 수조 원 규모로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대형원전 미국 시장 진출 — 페르미 아메리카 프로젝트 현대건설은 2025년 10월, 국내 건설사 최초로 미국 대형원전 건설 기본설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텍사스주 아마릴로에 AP1000 원전 4기(4GW)를 포함한 11GW 규모 복합 에너지 캠퍼스 설계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기본설계가 완료되면 → 수십조 원 규모의 EPC 본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 한국 건설사가 미국 원전 시장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잡는 발판이 됩니다.
데이터센터 — AI 전력 수요의 직접 수혜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데이터센터 시공 실적이 가장 많고, 글로벌 빅테크(마이크로소프트 등) 사업 경험을 보유한 유일한 건설사입니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면서 → 미국·동남아 데이터센터 수주가 늘고 → 건축 부문의 매출 다변화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2025년 기준 이미 팀북투·안산 성곡동 데이터센터 등 대형 현장이 진행 중입니다.
해상풍력 — 국내 유일 준공 실적 현대건설은 국내 유일하게 해상풍력 발전 단지를 준공한 건설사이며, 국내 최대 규모 해상풍력 전용 설치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해상풍력 발주가 본격화되면 → 시공 경험 없는 경쟁사는 참여 자체가 어렵고 → 현대건설이 사실상 독점적 입지를 갖게 됩니다.
국내 주택 경기 불확실성 매출의 절반이 건축·주택 부문에서 나오는데, 고금리 장기화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 사업성을 담보로 부동산 개발 자금을 빌리는 방식) 부실이 겹치며 국내 주택 시장이 위축되고 있습니다. 사업성이 검증된 서울·수도권 핵심 지역은 여전히 경쟁이 치열하지만, 지방 및 외곽 주택 사업에서는 원가 대비 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됩니다.
원전·SMR 사업의 장기성과 불확실성 원전은 착공부터 준공까지 10년 이상 걸립니다. 계획이 수주로, 수주가 착공으로, 착공이 매출로 바뀌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미국의 인허가 절차 지연, 정권 교체에 따른 에너지 정책 변화, 건설비 급등 등 외부 변수가 사업 수익성을 흔들 수 있습니다. 현재 '기본설계 단계'에 있는 대형원전 프로젝트는 EPC 본계약 체결 전까지는 아직 '기대'에 가깝습니다.
해외 플랜트 공사 원가 리스크 중동·이라크 등 해외 현장은 원자재 가격 변동과 현지 정치 불안이 공사비를 급격히 올릴 수 있습니다. 전년도 대규모 영업손실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해외 플랜트 현장의 원가 초과였습니다. 대형 해외 프로젝트일수록 공사 중반에 손실이 갑작스럽게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이 이 사업의 고유한 위험입니다.
재무 부담과 유동성 연결 기준 차입금이 약 3.9조 원이며, 2026년에 만기 도래하는 사채·장기차입금 규모가 상당합니다. 현금성 자산은 4.8조 원으로 여유가 있지만, 대형 원전·SMR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과정에서 재무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글로벌 원전 붐은 이제 시작이고, 실제로 짓는 회사는 손에 꼽힌다" 미국·유럽·동유럽이 동시에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원전을 실제로 지을 수 있는 경험을 가진 건설사는 전 세계적으로 극소수입니다. 현대건설은 UAE 바라카 4기 완공 실적과 미국 SMR 독점 파트너십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습니다. 수주 파이프라인이 현실화될수록 매출과 이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에너지 인프라로 건축 부문이 질적으로 변한다" 기존에는 아파트 수요 사이클에 실적이 출렁이는 구조였다면, 데이터센터·복합개발 비중이 늘면서 발주처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단가가 높고 반복 수주가 가능한 분야입니다. 2025년 영업이익 흑자전환은 이 방향 전환의 첫 성과입니다.
"힐스테이트 브랜드와 도시정비 수주 능력은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해자다" 정비사업 시공사 희망 조사에서 힐스테이트가 31.6%로 1위입니다. 주택 경기가 나빠도 서울·수도권 핵심 재건축 물량은 여전히 집중되고, 브랜드력이 강한 현대건설이 이 입찰에서 가장 유리합니다. 남은 계약잔액(백로그)이 국내만 55조 원에 달해 당분간 안정적인 매출 기반이 됩니다.
"원전 수주가 매출로 바뀌는 데 10년 걸린다. 그 사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현재 발표된 원전 프로젝트 대부분은 기본설계 또는 협의 단계입니다. 미국 NRC(원자력규제위원회) 인허가, 환경영향평가, 자금 조달 지연 등 어느 한 단계에서 사업이 지체되면 실적 반영이 수년 뒤로 밀립니다. 기대를 선반영한 현재 주가가 과도하다고 본다면 매도 논리가 됩니다.
"전년도 대규모 손실의 원인이 완전히 해소됐는지 불분명하다" 2024년 1조 2,600억 원의 영업손실은 주로 해외 플랜트·주택 현장의 원가 초과에서 비롯됐습니다. 2025년 흑자전환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해외 대형 현장은 준공 직전까지 손실이 추가로 반영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라크 등 진행 중인 플랜트 현장에서 또 다른 원가 충격이 올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국내 주택 부문이 살아나지 않으면 전체 매출 회복이 어렵다" 해외 에너지 사업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매출의 절반은 국내 건축·주택 사업입니다. 고금리와 PF 경색이 장기화될 경우, 건축 부문 매출 감소를 해외 에너지 사업으로 단기에 메우기 어렵습니다. 2025년 건축/주택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49.4% 감소한 점이 이 우려를 뒷받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