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은 쉽게 말해 타이어와 신발, 의료용 장갑을 만드는 재료를 파는 회사입니다.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팔지는 않지만, 한국타이어·넥센타이어·미슐랭 같은 타이어 회사들이 없으면 안 되는 핵심 소재를 공급합니다. 1967년 합성고무 한 가지로 시작해 지금은 합성수지, 정밀화학, 특수합성고무, 리조트까지 영역을 넓혀온 종합 석유화학 그룹입니다.
| 사업부문 | 매출액 | 비중 | 대표 제품 | 주요 고객 |
|---|---|---|---|---|
| 합성고무 | 2조 6,714억원 | 58.4% | SBR, BR, NB라텍스 | 타이어·신발·장갑 제조사 |
| 합성수지 | 1조 1,730억원 | 25.7% | PS, ABS, EPS | 가전·자동차 부품사 |
| 정밀화학 | 1,821억원 | 4.0% | 노화방지제, 가황촉진제 | 타이어·고무 제조사 |
| 기타 (CNT, 에너지 등) | 5,455억원 | 11.9% | CNT, 스팀·전기 | 이차전지·산업용 |
전체 연결 매출: 6조 9,151억원 / 영업이익: 2,718억원
합성고무(SBR·BR): 원유에서 추출한 부타디엔(BD)과 스티렌을 섞어 타이어용 고무를 만듭니다. 매출의 80% 이상이 수출에서 나오며, 한국뿐 아니라 중국·동남아·인도·유럽에 납품합니다.
NB라텍스: 의료용 장갑의 원료입니다. 금호석유화학은 이 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약 25%로 글로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장갑 제조사가 주요 고객이며, 해당 수출의 80%가 말레이시아향입니다.
합성수지(ABS·PS): 냉장고 내장재, TV 케이스,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의 원료입니다. 가전·자동차 경기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립니다.
자회사군: 금호피앤비화학(페놀·BPA 생산, 세계 3위 BPA 생산능력), 금호폴리켐(자동차 씰링용 특수고무 EPDM 생산)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담당합니다.
합성고무 분야의 글로벌 경쟁사는 미국의 엑손모빌, 네덜란드의 아란세오(Arlanxeo), 일본의 제온(Zeon), 중국 시노펙 등입니다. 국내 화학 경쟁사로는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이 있으나, 이들은 합성고무보다 기초유분(에틸렌·프로필렌)과 합성수지 중심이라 직접적인 경쟁 제품군이 다릅니다.
국내 시장점유율(합성고무 SBR+BR 기준): 54%(2025년), 전년 55%에서 1%p 소폭 하락
국내 시장점유율(합성수지 PS+ABS 기준): 19%(2025년), 전년 21%에서 2%p 하락
1. 합성고무에 특화된 50년의 집중. LG화학이나 롯데케미칼이 에틸렌·프로필렌 중심으로 사업을 구성한 반면, 금호석유는 SBR·BR·NB라텍스라는 합성고무에 반세기를 집중했습니다. 이 결과 기술 수준과 생산 규모 모두에서 국내 독보적 위치를 확보했고, 2025년에도 주요 화학사들이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2,71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습니다.
2. 천연고무 공급 감소의 반사이익. 동남아시아 고무나무가 기후변화로 인한 질병과 생산량 감소로 타격을 받으면서, 합성고무가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합성고무는 천연고무의 대체재이기도 하고 보완재이기도 해서, 천연고무 공급이 줄면 합성고무 수요와 가격이 함께 오릅니다.
3. NB라텍스 세계 1위. 의료용 장갑의 핵심 원료인 NB라텍스 분야에서 점유율 약 25%로 글로벌 1위입니다. 특히 미국의 중국산 장갑 관세 부과로 말레이시아산 장갑 수요가 급증하면서, 말레이시아 고객사의 주요 공급사인 금호석유화학에게 직접적인 수혜가 돌아왔습니다.
합성수지 부문은 중국의 저가 공급 물량과 가전·소비재 수요 침체가 겹치면서 판매량이 6%, 매출이 9% 감소했습니다.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은 페놀·BPA 부문에서 중국의 생산 내재화로 수출 물량이 줄어 37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그룹 전체 수익성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글로벌 합성고무 시장은 2024년 약 240억 달러 규모에서 2036년 약 570억 달러로 연평균 7.4% 성장이 전망됩니다. 핵심 동력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전기차 확산에 따른 타이어·씰 소재 고도화 수요 증가.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보다 무겁고 순간 토크가 강해, 더 내구성 높은 합성고무 타이어를 요구합니다. 둘째, 의료·위생용 라텍스 수요 증가입니다. 코로나 이후 의료 인프라 확충과 방역 의식이 높아지면서 NB라텍스 수요의 구조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① 고부가 합성고무(SSBR) 병행 생산 설비
여수공장에 연산 3만 5천톤 규모의 SSBR(용액 중합 스티렌-부타디엔 고무) 병행 생산 설비 투자를 2025년에 완료했습니다. SSBR은 일반 SBR보다 단가가 높고 연비 개선 효과가 뛰어나 프리미엄 타이어에 쓰입니다. 기존 설비를 업그레이드하여 같은 공장에서 고부가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으니 → 판가와 마진이 올라가고 → 합성고무 부문 전체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
② 금호폴리켐 EPDM 7만톤 증설
특수합성고무 EPDM(자동차 씰·호스용)을 생산하는 자회사 금호폴리켐이 2025년 5호 라인 증설을 완료해 연산 31만톤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습니다. EPDM 시장은 전기차 보급 확대로 성장 중이며 → 금호폴리켐의 신규 물량이 시장에 공급되면 → 매출 성장이 가속화됩니다. 실제로 2025년 금호폴리켐 매출은 729억원(전년 668억원 대비 9.2% 성장), 영업이익률은 10.8%에 달했습니다.
③ 친환경 소재 개발(RSM SSBR, Bio-based SSBR)
재생 원료를 이용한 SSBR과 바이오 기반 SSBR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브랜드들이 공급망의 탄소 발자국 감축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 금호석유화학이 친환경 인증 고무를 먼저 상업화하면 → 프리미엄 타이어 고객사 확보가 용이해집니다.
④ 금호피앤비화학의 ECH 사업(말레이시아 합작)
OCI홀딩스 말레이시아 자회사와 합작법인을 세워 에폭시 수지(Epoxy Resin)의 핵심 원료인 에피클로로히드린(ECH) 생산을 추진 중입니다. 바이오디젤 부산물인 글리세린을 원료로 써서 친환경 ECH를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ECH 자체 생산이 가능해지면 → 에폭시 원가가 낮아지고 → 금호피앤비화학의 만성적 적자 구조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중국 석유화학 업체들이 합성수지, 페놀, BPA 등 주요 제품의 자급률을 빠르게 높이고 있습니다. 한때 금호석유화학 제품의 최대 수입국이던 중국이 이제는 생산국으로 전환됐습니다. 이 구조 변화는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에서 가장 뚜렷이 나타나고 있으며, 2025년 372억원의 영업손실로 이어졌습니다. 글로벌 화학 사이클이 회복되더라도 중국발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으면 가격 반등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탄소나노튜브(CNT) 사업은 이차전지용 소재로 성장성을 기대하며 투자해왔으나, 전기차 판매 성장세 둔화와 중국 건설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수요가 예상보다 저조합니다. 2025년 CNT 기계장치 손상차손만 413억원이 발생했습니다. 아직 해당 사업이 뚜렷한 수익 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추가 손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합성고무와 합성수지의 핵심 원재료는 부타디엔(BD)과 스티렌 모노머(SM)입니다. 이 원재료는 국제 원유 가격과 수급에 따라 급변하며, 제품 판매 단가도 원재료 가격에 연동됩니다. 원재료가 오르는 속도보다 제품 가격 전가가 늦어지는 시기에는 마진이 급격히 압박받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2025년 합성고무 부문의 단가가 전년 2,083천원/톤에서 1,990천원/톤으로 하락했고, 이는 원재료 가격 하락이 제품 가격에도 반영된 결과입니다.
2023년 흑자에서 2024년 적자로 돌아선 금호피앤비화학이 2025년에도 영업손실 37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연결 기준 그룹 전체 영업이익 2,718억원에서 이 회사만 빼면 실제 핵심 사업의 수익성이 더 높아 보이지만, 반대로 말하면 이 자회사가 그룹 이익의 발목을 잡고 있는 구조입니다. ECH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까지 적자 기여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천연고무 공급 감소가 구조적 추세다"
동남아 고무나무 생산량 감소는 기후변화와 연동된 문제로 단기에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합성고무에 대한 수요는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으며, 금호석유화학은 이 시장에서 50년 이상의 경험과 국내 압도적인 1위 지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천연고무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수록 합성고무 판가와 판매량이 동시에 개선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쟁사들이 적자를 낼 때 이 회사는 흑자를 낸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의 화학 부문이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석유화학 업황 불황 속에서도 금호석유화학은 2,71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습니다. 주력인 합성고무 사업의 수익 방어력이 검증된 셈입니다. 부채비율 35.7%, 자기자본비율 73.7%로 재무 안정성도 뛰어납니다.
"EPDM·SSBR 증설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다"
2025년 완료된 금호폴리켐 EPDM 7만톤 증설과 여수 SSBR 설비 투자가 2026년 이후 매출에 반영되기 시작합니다. 특히 전기차용 고성능 타이어와 씰 소재 수요가 맞물리면, 증설 효과와 함께 단가 프리미엄도 누릴 수 있습니다.
"중국 공급 과잉은 단기에 해결되지 않는다"
합성수지, BPA, 페놀 등에서 중국의 자급률 상승은 단순한 경기 변동이 아니라 산업 구조의 재편입니다. 이미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며, 에폭시·BPA 시장의 회복이 지연될수록 연결 실적에 미치는 부담이 커집니다.
"CNT 사업이 투자 대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 관련 소재로 기대를 모았던 CNT 사업이 2025년에만 413억원의 자산 손상을 인식했습니다. 이차전지 시장의 성장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CNT가 의미 있는 수익원으로 자리잡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합성고무 이익이 반영되어도 전체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합성고무 호황의 혜택은 충분히 반영되고 있는 반면, 합성수지·정밀화학·기초유기화합물의 회복이 더딘 상황이 지속된다면 그룹 전체 매출과 이익의 성장폭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2025년 매출이 전년 대비 3.4% 감소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