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는 한마디로 **"배터리, 반도체, 화학 소재를 만들어 파는 소재 전문 지주회사"**입니다. 직접 최종 소비자와 거래하는 게 아니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대형 제조사나 배터리 회사들이 제품을 만들 때 꼭 필요한 핵심 재료들을 공급합니다.
| 사업부문 | 매출액 | 비중 | 핵심 제품 |
|---|---|---|---|
| 화학 | 1조 912억원 | 59.3% | PO(프로필렌옥사이드), PG(프로필렌글리콜) |
| 이차전지 소재 | 5,060억원 | 27.5% | 전지박(배터리용 구리박막) |
| 반도체 소재 | 2,204억원 | 12.0% | 반도체 테스트 소켓 |
| 기타 | 251억원 | 1.4% | 지주사업 수익 등 |
이차전지 소재 (자회사: SK넥실리스) 전기차나 배터리의 음극(-)에 들어가는 얇은 구리막, 즉 '전지박(Copper Foil)'을 만듭니다. 구리를 머리카락 두께의 1/10 수준(약 6~8마이크로미터)으로 얇게 펴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같은 배터리 제조사들이 주요 고객이며, 완성된 전지박의 97%를 수출합니다.
화학 (자회사: SK피아이씨글로벌) PO와 PG라는 화학 원료를 생산합니다. PG(프로필렌글리콜)는 화장품 보습제, 식음료 첨가제, 의약품 등 사람 몸에 직접 닿는 제품에 쓰이는 고부가 원료입니다. SKC가 1991년 국내 최초로 PO 생산에 성공했고, PG는 지금도 국내 유일 생산업체입니다. 수출(66%)과 내수(34%) 모두 고루 분산되어 있습니다.
반도체 소재 (자회사: ISC) 반도체가 양품인지 불량인지 검사할 때 쓰는 '테스트 소켓'을 만듭니다. 쉽게 말해, 반도체 칩을 검사 장비에 꽂을 때 중간에 넣는 소모성 연결 부품입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엔비디아, 인텔, AMD, 구글, 아마존 등 전 세계 400여 개 반도체·빅테크 기업이 고객입니다. 매출의 99%가 수출입니다.
SK넥실리스는 SNE리서치 기준 글로벌 전지박 시장에서 점유율 약 22%로 1위 사업자입니다. 2위 중국 왓슨(19%), 3위 대만 창춘(18%), 4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13%) 등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SK넥실리스는 배터리 제조사별 공정에 최적화된 다양한 제품군을 갖춘 유일한 기업으로 평가받습니다.
문제는 1위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손실이 난다는 점입니다. 2025년 이차전지 소재 부문에서만 약 4,782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공격적인 해외 증설(말레이시아·폴란드 공장)에 따른 높은 감가상각비와 고정비 부담입니다. 둘째, 아직 국내 공장 비중이 높아 말레이시아 대비 40% 비싼 전력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다만 판매량 자체는 살아나고 있습니다. EV향 판매량이 전년 대비 61% 증가했고, 북미 ESS(에너지저장장치)향 신규 판매도 133% 성장했습니다.
ISC는 2003년 세계 최초로 실리콘 러버 소켓을 상용화했고, 현재 이 분야에서 글로벌 점유율 약 75~90%를 차지하는 사실상의 독점 사업자입니다. 경쟁사는 일본의 TSE, JMT 등이 있지만 점유율 격차가 큽니다. ISC가 강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500건 이상의 원천 특허를 바탕으로, 실리콘 러버 소재로 기존 포고핀 대비 전류 손실이 적고 검사 속도가 빠른 제품을 공급하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 인텔, AMD 같은 AI 반도체 기업들이 고객사이며, 2025년 4분기에는 AI 반도체용 소켓 수요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PG 시장 자체는 연평균 4% 성장하는 안정적인 시장이지만, 2025년에도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으로 화학 사업은 영업적자를 이어갔습니다. 특히 SM(스티렌모노머) 사업의 직접 사업 전환이 추가 비용을 만들었습니다. 다만, 화학 사업은 PO·PG 생산 기술 진입 장벽이 높아 신규 경쟁자 진입이 어렵고, SKC는 국내 유일 고부가 PG 생산업체라는 구조적 강점은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은 2024년 연간 1,763만 대 판매에서 2030년 4,335만 대(연평균 16% 성장)로 전망됩니다. 전지박은 전기차 배터리의 필수 소재인 만큼, 전방 시장이 커질수록 수요도 함께 성장합니다. 반도체 시장에서는 AI 반도체 수요 폭발로 테스트 공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테스트 소켓 시장도 2026년 전년 대비 10% 성장이 예상됩니다.
ESS(에너지저장장치)향 전지박 확대 기존에는 전기차(EV) 중심의 포트폴리오였지만, 북미 ESS 시장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ESS용 배터리는 전기차보다 교체 주기가 길고 안정적인 수요처입니다. ESS향 판매가 본격화되면 → EV 수요 변동성에 덜 휘둘리고 → 판매 물량이 안정화되어 고정비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로 이어집니다.
말레이시아 공장 비중 확대를 통한 원가 개선 말레이시아 사라왁 주정부와 전력 공급 계약을 체결, 국내 대비 40% 저렴한 전기를 씁니다. 현재 국내 공장 비중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지만, 말레이시아 공장 생산 비중이 늘어날수록 → 전력비 등 고정비가 줄어들고 → 적자 폭이 줄어드는 흐름이 기대됩니다. 도요타의 말레이시아 공장 투자 유치도 이 공장의 수요 기반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AI 반도체 테스트 소켓 확장 ISC는 AI 데이터센터용 GPU·ASIC·HBM 등 고사양 반도체 테스트 수요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AI 반도체는 복잡한 구조로 불량 검출이 어려워 → 고급 테스트 소켓 수요가 늘어나고 → ISC처럼 기술력 있는 업체가 더 높은 단가를 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2025년 4분기 기준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비중이 85%에 달합니다.
글라스기판(Absolics):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자회사 Absolics는 세계 최초 고성능 컴퓨팅용 유리(Glass) 기판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기존 플라스틱 기판 대비 신호 전달이 빠르고 열 변형이 적어, AI 서버·데이터센터용 반도체에 적합합니다. 2025년 상반기 Proof Sample을 고객사에 제출하여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상용화가 이뤄지면 → 새로운 반도체 패키징 표준이 되어 → 대규모 신규 매출원이 생기는 그림입니다. 다만, 고객사 신뢰성 테스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말레이시아·폴란드 공장 증설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했고, 이에 따른 감가상각비가 연간 수천억원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느리게 회복되면, 고정비는 그대로인데 가동률만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5년 전체 연결 영업손실이 3,050억원, 당기순손실이 7,194억원에 달했습니다.
2025년 말 부채가 4조 7,148억원, 단기차입금만 1조 1,765억원에 달합니다. 자본은 2조 257억원으로 감소하고 있어, 손실이 지속되면 재무건전성이 추가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차입금 만기가 1~5년에 집중되어 있어 정기적인 차환(새 빚으로 갚기) 부담도 있습니다.
중국 전지박 업체들이 빠르게 생산능력을 늘리면서 글로벌 공급 과잉 압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술력에서 차이가 있지만,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 가공비(수익성의 핵심) 협상에서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Absolics의 글라스기판은 세상에 없던 제품이라 고객사들의 신뢰성 테스트 기간이 길고 불확실합니다. 상용화가 지연될 경우 연구개발에 투입한 비용(2024년까지 약 165억원 개발비 자산화)이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전기차·ESS 시장이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전지박 글로벌 1위 업체로서, 전방 시장이 살아나면 가동률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됩니다. 말레이시아 공장 비중이 높아질수록 원가 구조가 개선되어 흑자 전환 가능성이 열립니다.
"AI 반도체 수요 증가로 고급 테스트 소켓 시장이 계속 커질 것이다" ISC는 실리콘 러버 소켓 시장에서 독점에 가까운 점유율을 가지고 있으며, AI 반도체의 복잡성이 높아질수록 고단가 제품 비중이 늘어납니다. 실제로 AI 반도체 수요가 매출을 견인하며 2025년 4분기에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구조조정이 끝나가고 있어 핵심 사업에 집중할 수 있다" 2024~2025년에 걸쳐 화학 부문 비핵심 자산(SK피유코어), 반도체 소재 부문(CMP PAD, CMP Slurry, BlankMask), 박막 사업 등을 대거 매각했습니다. 군더더기를 쳐내고 전지박·반도체 소켓·글라스기판에 집중하는 구조가 갖춰지고 있습니다.
"전기차 수요 회복이 언제 올지 불확실하다" 전기차 시장은 2024~2025년 기대보다 더디게 성장했고, 전지박 가동률이 낮은 상태에서 고정비 부담이 이익을 계속 갉아먹고 있습니다. 수요 회복 시점이 늦어질수록 손실이 누적됩니다.
"과도한 부채와 지속되는 적자가 재무 안정성을 위협한다" 2025년 기준 부채비율이 233%이며, 연간 순손실이 7,194억원에 달합니다. 이익잉여금이 빠르게 줄고 있어, 추가적인 자본 조달이나 자산 매각 없이는 재무 여력이 빠듯합니다.
"글라스기판의 상용화가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릴 수 있다" 글라스기판은 혁신적이지만 검증되지 않은 제품입니다. 고객사 신뢰성 테스트 통과에 수년이 걸릴 수 있고, 그 기간 동안 계속 비용만 발생합니다. 인텔은 같은 기술의 상용화 목표를 2030년으로 잡고 있을 만큼 쉽지 않은 여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