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는 쉽게 말해 담배 회사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담배만 파는 게 아니라, 홍삼(정관장), 부동산 개발, 제약·화장품까지 손을 뻗은 복합 사업체입니다. 2025년 연결 매출은 사상 최대인 6조 5,79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 부문 | 매출 | 비중 | 전년비 |
|---|---|---|---|
| 담배 | 4조 3,672억원 | 66.4% | +11.8% |
| 건강기능식품(정관장) | 1조 1,370억원 | 17.3% | -12.7% |
| 부동산 | 7,127억원 | 10.8% | +97.3% |
| 기타(제약·화장품) | 3,628억원 | 5.5% | +6.6% |
담배 사업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첫째는 에쎄, 레종, 보헴 같은 전통 궐련 담배이고, 둘째는 '릴(lil)' 브랜드의 궐련형 전자담배(HNB, Heat-Not-Burn — 태우는 대신 가열해서 니코틴을 흡수하는 방식)입니다. 국내에서는 담배 가격이 갑당 4,300~4,800원으로 정부 규제를 받습니다.
담배 매출의 약 38%는 수출에서 나옵니다. 중동, 인도네시아, 러시아, 중남미 등 140여 개국에 에쎄 등을 수출하고, 글로벌 1위 담배사 필립모리스(PMI)와 손잡고 릴을 해외 34개국에 공급합니다.
건강기능식품 사업은 자회사 한국인삼공사(KGC)가 담당합니다. '에브리타임', '홍삼정' 등 정관장 브랜드로 유명하며, 백화점·프랜차이즈 매장과 홈쇼핑·온라인 채널을 통해 주로 국내 소비자에게 판매합니다. 해외 비중은 아직 15% 수준입니다.
부동산 사업은 KT&G가 오랫동안 보유해온 자사 부지를 활용해 아파트나 오피스를 짓고 분양하거나 임대하는 방식입니다. 2025년에는 안양, 서초 등의 분양 사업이 매출로 인식되면서 전년 대비 97% 급증했습니다.
국내 담배 시장에는 필립모리스(말보로), 영국 BAT(던힐), 일본 JTI(메비우스) 등 글로벌 브랜드가 진출해 있습니다. 그런데도 KT&G는 국내 궐련 시장점유율 **67.3%**를 기록하며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로컬 담배 회사가 자국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할 정도로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비결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소비자 취향을 세밀하게 반영한 제품 다양화(캡슐 담배, 초슬림 담배 등). 둘째, 전국에 촘촘하게 깔린 유통망(본사 아래 11개 지역본부, 88개 지사). 셋째, '에쎄'라는 브랜드가 수십 년간 쌓아온 소비자 신뢰입니다.
2017년 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를 국내에 처음 출시했을 때, 점유율은 87%에 달했습니다. KT&G는 1년 늦게 '릴'로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꾸준한 신제품 출시와 기술 투자로 점유율을 야금야금 빼앗아 왔습니다. 2025년 기준 릴의 디바이스 점유율은 약 69%, 스틱(전용 담배) 점유율은 **46%**로 1위를 확고히 했습니다. 아이코스의 스틱 점유율이 약 45%로 여전히 박빙이지만, 추세는 분명합니다.
KT&G의 해외 궐련 매출은 2021년 6,858억원에서 2024년 1조 4,501억원으로 3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에쎄는 전 세계 초슬림 궐련 시장점유율 1위 브랜드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 정향 담배 제조사 '트리삭티'를 인수해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춘 제품을 팔고, 중동·CIS(옛 소련 독립국)·아프리카·중남미로 수출 지역을 계속 넓히고 있습니다.
반면 정관장 사업은 2025년 매출이 전년보다 12.7% 감소했습니다. 국내 온·오프라인 채널 전반에서 판매가 줄었습니다. 홍삼 시장의 구조적 성장세는 유지되고 있지만, 프리미엄 가격대 제품의 소비자 저항과 국내 경기 둔화가 겹쳤습니다.
전통 궐련 담배 시장은 정부 금연 정책과 흡연 인식 변화로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줄고 있습니다. 하지만 궐련형 전자담배(HNB) 시장은 반대로 성장 중입니다. 국내 시장만 해도 HNB 비중이 2017년 2.2%에서 2024년 18.4%까지 성장했고, 시장 규모는 약 2조 5,000억원에 달합니다. 더 넓게 보면 니코틴 파우치(잇몸에 붙이는 방식)나 액상형 전자담배 등 '비연소(불을 태우지 않는) 담배' 카테고리가 새로운 성장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① 해외 생산거점 확대 튀르키예 공장을 연간 120억 개비 규모로 증설 완료, 카자흐스탄 신공장 준공, 인도네시아에 연간 210억 개비 규모의 2·3공장을 증설 중(2026년 완공 목표). 생산 능력이 늘어나면 → 원가가 낮아지고 → 중동·아프리카·중남미 수요에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 → 해외 매출 성장이 가속화됩니다.
② PMI와의 장기 공급 계약 (2038년까지) 2023년 PMI와 15년 장기 계약을 체결해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에서 PMI가 릴을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KT&G는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유통은 글로벌 1위 기업에게 맡기는 구조입니다. PMI의 90개국 유통망이 릴의 판매망이 되면 → 해외 전자담배 매출이 늘어나고 → 스케일이 커질수록 릴 제품 개발 투자 효율도 높아집니다.
③ 니코틴 파우치 진입 2025년 9월, 미국 알트리아와 공동으로 북유럽 니코틴 파우치 기업 'ASF'를 약 2,6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니코틴 파우치는 미국·유럽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비연소 담배의 한 형태입니다. 이 인수로 → KT&G는 궐련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 더 넓은 비연소 담배 시장에 진입하게 되고 → 장기적으로 흡연 인구 감소의 충격을 완화하는 효과가 생깁니다.
④ 정관장 글로벌화 미국, 유럽, 동남아 등 신규 해외 시장 개척에 역량을 집중 중입니다. 현재 해외 비중이 15% 수준이므로,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성장세를 타면 → 정관장이 'K-뷰티'처럼 K-건강식품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고 → 국내 시장 정체를 해외에서 보완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담배 가격 인상, 경고 그림 강화, 광고 제한 등 금연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국내 궐련 총수요가 해마다 줄고 있으며, 이 흐름이 가속화될 경우 전자담배가 충분히 성장하기 전에 담배 사업 전체 수익성이 훼손될 수 있습니다.
해외 전자담배 매출의 상당 부분이 PMI와의 계약에 달려 있습니다. PMI가 계약을 유지하는 한 안정적이지만, 계약 조건 변경이나 PMI의 전략 변화(자체 제품 우선 등)가 생기면 릴의 해외 성장 전략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3년 단위 수량 재협상 조건이 있어 장기 매출 예측에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건강기능식품 사업의 지속적인 매출 감소가 우려됩니다. 구조적으로 MZ세대의 건강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프리미엄 가격대의 홍삼이 이 세대에게 '오래된 어른들의 건강식품'으로 인식되는 이미지 문제가 있습니다. 글로벌화와 제품 다양화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KT&G는 미국 시장 진출 당시 주 정부 요구로 에스크로(분쟁 대비 법원 보관) 예치금을 약 1조 6,300억원이나 쌓아두고 있습니다. 2025년부터 일부 환급이 시작됐지만, 법적 분쟁이 확대되면 현금 유출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 부담입니다.
"해외 담배 성장이 국내 담배 감소를 충분히 상쇄한다" 국내 궐련 수요는 줄고 있지만, 해외 궐련 매출은 3년 만에 2배 성장했고 전자담배는 PMI와의 장기 계약으로 34개국에 진출했습니다. 해외 성장 엔진이 가동되는 한, KT&G는 '담배 총수요 감소'라는 구조적 역풍에도 실적 성장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비연소 담배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이 성공할 것이다" 릴의 국내 HNB 1위, 니코틴 파우치 기업(ASF) 인수, PMI와의 해외 공급 계약은 KT&G가 '담배 회사'에서 '니코틴 솔루션 회사'로 변신하는 과정입니다. 비연소 담배 시장이 성장할수록 포트폴리오 전환 투자가 빛을 발합니다.
"부동산·건기식은 부수적 안전판이다" 담배 외에도 정관장 브랜드(건강기능식품)와 부동산 개발 사업이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주력 사업이 흔들릴 때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업 구조입니다.
"PMI와의 관계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릴의 해외 성장은 사실상 PMI의 유통망에 의존합니다. 계약이 3년마다 수량을 재협상하는 구조여서, PMI가 자체 제품(아이코스) 공급을 우선하거나 계약 조건을 바꾸면 KT&G의 해외 전자담배 전략 전체가 재검토돼야 합니다.
"정관장 사업의 반등 시점을 알 수 없다" 건강기능식품 부문은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했고, 뚜렷한 반등 모멘텀이 보이지 않습니다. 전체 매출의 17%를 차지하는 사업이 계속 역성장한다면 전체 이익 성장에 부담이 됩니다.